노망과 로망사이(63세 한번에 합격)
arisue![]() |
늦은 나이에 미쿡에 왔습니다.
미국간호대학에 들어가 다시 공부를 해보라는 지인의 조언에, 학비 좀 싸게 가려고 1년을 꿇고 있던 중
새로운 정보를 만났습니다. 한국 떠나 올 때 이 나이에 무슨~하며 꿈에도 생각않던
"NCLEX"
하지만 영어도 자신없고, 보건교사로 잔뼈가 굵었던 터라 병원은 더더욱 자신없었습니다.
고민이 한창인 때, 비슷한 상황에서 시험패스하고 아리조나에서 근무하시는 샘이 용기와 더불어 강동을 알려주시더군요.
학원상담 후 추천해 주시는 대로 기초약물강의를 듣는데 대체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시작과 동시에 포기를 생각했습니다.
"한달만 견뎌봐라." "난 SOB도 몰랐는데 붙었다."....
선배님들의 수기를 떠올리며 마음 다시 추스리고 도서관에서 8시간을 보냈습니다.
이 중 5~6시간은 영어단어와 의학용어 찾는데 고스란히 바쳐가며. 어떤 단어는 100번쯤 찾은거 같은데 그리해도 머릿속에 입력이 안되는 거예요. 뭐 어쩌겠어요. 이미 뇌가 바윗덩이로 변한지 오래인 것을
공부에도 때가 있다는 것을 온몸으로 느껴가며 2개월 강의를 끝냈는데, 뇌의 저장소는 무소유를 실천하고 있었습니다.
내가 먹고 있는 약조차도 외워지질 않으니...
도서관에 유월드 문제집이 있길래 두바퀴를 돌았습니다. 기본지식이 없으니 문제에 답을 꿰맞춰 가면서.
짧은 단어도 기억을 못하는데 긴~문장이 남아 있어 줄까요?
.......
유투브 문제 투어를 시작했습니다.
하루에 50문제 이상 풀자는 각오로. 그러다가 종이 문제 한번 풀어 볼까하는 생각에 리핀콧 6,000+ 문제집을 샀습니다.
너무 세밀하게 들어가니까 좌절감만 만끽한 채 도서관에 기증했다는....
그 때 큰틀에서 보라시던 원장님 말씀이 빡!
이제 서류 검토가 끝나가지 않겠나 싶을 즈음 강동 문제풀이를 시작했습니다.
아! 그동안 헛고생 했구나.
서류진행이 늦어져, 그간 풀어본 문제수가 원장님 다음가라면 서러울거 같은데, 이게 강동 문제와는 완전 딴판인거예요.
"강동에서 하면 된다." "원장님 믿고 3~4개월만 공부해라." 하던 선배님들 말씀이 확 꽂히더군요.
그렇게 두달 문제풀이가 끝났는데도 ATT는 소식이 없고, 하는 수없이 프린트로 복습에 돌입했는데 글자에 눈만 댔다하면 바로 수면제로 돌변, 오~~~신이시여
노트와 펜을 잔뜩 샀습니다.
그리고 쓰기 시작했지요. 문제, 보기, 답, 그리고 원장님이 반복해주시는 관련 이론을(적자생존:쓰는 자만이 살아 남는다)
그 노트만도 5권 ㅋㅋ
와중에 코로나가 뉴욕을 삼킬듯 난리를 치는데 당국이 급했던지 ATT를 주면서 7월말까지 시험패턴을 바꾸네요.
위기가 기회로! 그럼 뭐하나. 누욕주 시험센터는 다 폐쇄된 것을. 간신히 160km 떨어진 코네티컷에 예약을 했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봐야 코로나 특수를 세번을 누릴 수 있으니 더 멀다해도 가는 수 밖에.
4월24일
비가 추적추적. 저 비가 긴장된 마음을 가라 앉혀 주면 좋으련만. 그저 바램일뿐
시험장에 도착해 컴앞에 앉으니 긴장은 더 고조. 풀다보면 나아지겠거니 했는데 웬걸. 점수에도 안들어 가는 문제를 너무 정성껏 풀었는지 진이 빠지고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드는거예요. 아직 50문제도 못풀었는데.
첫번째 브레이크 넘기고 두번째 브레이크에 화장실가서 목 두번 비틀고 나왔는데
어라! 남은 시간 20분, 남은 문제 20개
휴식시간이 시험시간에 포함되는 것을 그때서야 알았다는...나 수험생 맞아?
그 때부터 고민이 필요없었죠. 이젠 이 시험이 나랑 끝까지 간다는 얘기구나. 달려 달려서 겨우겨우
4시간,130문제를 끝냈습니다.
돌아 오는 길, 강동강의를 언제부터 다시 시작할까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그간 고생했으니 48시간 휴식하고 떨어진거
확인한 다음 시작하자. 그리고 두번째는 조금 여유가 생길테니 한문제라도 꼭 기억해서 후배님들한테 도움이 돼보자.
문제 기억해 주신 선배님들 존경합니다.
"pass" 라는 단어가 분명 아는 단어인데 믿기질 않아 파파고 번역기에 넣어 보았습니다.
제 나이 63세입니다.
나이 때문에 망설이신다면 저를 떠올리세요.
아이들한테 넓은 세상 안겨 주세요.
우리 간호사에겐 너무나 좋은 기회아닌가요?
저를 보면서 자신감을 가지시고 조금만 더 힘을내 훗날 뉴욕에서 만나 옛얘기도 나눠 보시자구요.
저의 역사를 들어 주셔서 고마워요.
그리고 오늘의 저를 있게 해주신 강동, 원장님, 빛의 속도로 도움주시는 실장님, 많은 선배님, 그리고 후배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코로나한테도 감사한다면 맞아 죽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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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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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정말 감사하고 축하드립니다. 시험센타 없어 세상이 다 고민하고 열 받는데 이렇게 귀한 소식을 주시니 에너지가 살아 납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단 사실을 검증해주시고 후배선생님들께 힘이 되어주신 은혜를 뭘로 갚을까요 인제 신나게 취업해요
취업의 황금어장 뉴욕에서 멋지게 근무하실 셈 소식을 손꼽아 기다리겠습니다
윤종필
20.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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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리엄마
20.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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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isue
20.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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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nldyal
20.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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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은미
20.03.13
조회: 2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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