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수생 9/19 오사카 합격

이수민 2018.09.22 조회: 2373

 

캬! 목에 걸려있던 꽁치 가시가 빠지는 그런 느낌입니다.

pass 글자만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릅니다. 3번까지 시험을 보게될줄야  부끄러운 와중에 속이 다 후련합니다. 합격수기에 앞서 정말 징징 거리는 글이 될 것 같습니다. 시험 3번을 전부 오사카에서 봐서 그런지 다시는 제 인생에 있어 오사카를 논하고 싶지 않습니다.

 

첫 번째 시험, 패키롭게 3달 조금 넘게 공부해서 떨어지고 두 번째 시험은 참.. 할말이 없습니다. 45일동안 2주는 공부했을까요 ? 그러고 나머지 4주는 공부에서 손을 놓았습니다. 첫 번째 셤 신나게 공부하다가 권태기가 온 건지 하기가 싫었습니다. 그러고 병원 자체 인증준비하랴+ 일에 대한 회의감이 정말 크게 왔습니다. 의사랑 환자 사이에서 뻐꾸기 알림같은 그런 전달자 인건지.... 잡과 병동이라 의사랑 전화로 얘기할 일이 많은데 그 때마다 전화는 받지도 않고, 받으면 무시하고 끊어버리는 일이 부지기수 였고 보호자는 결과 설명해달라, 회진 언제오냐, 면담원한다 등등 complain 듣는 게 너무지겨웠습니다. 그 어느 누구도 제 입장을 이해해주는 사람은 없고 서럽고 화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사실 일에 대한 회의감은 맨날 드는데 공부하기 싫었던 하나의 핑계였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놀지도 못했습니다. Off 날 공부안 하면 죄책감들고, 공부를 해서 스트레스 받는게 아니라 안 해서 스트레스가 오더라구요 친구들은 만나지도 않고 어영부영 45일이 지나갔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이 때 제 자신을 한 대 쥐어밖고 싶네요

 

 8/3 두 번째 시험을 봅니다. 극성수기라 비행기도 30만원대+ 다이이치호텔도 20만원대 예약을 했는데 이러고도 공부를 안했다니.. 욕이 진짜 앞니까지 나오네요 시험당일 아침에 간단히 편의점에서 간단히 샌드위치 먹고 간식으로 빵+주스 챙겨갔는데 웬걸... 풀어도 풀어도 문제는 끊이지 않고 결국 6시간 200문제 풀다 time over 되었습니다. 두 시간마다 쉬는 시간 가졌지만 빵으론 역부족이었는지 5시간 지나고 나니 hypo 온 것 마냥 손이 바들바들 떨리고 눈알이 빠질 것 같더라구요 집중력은 온데간데 없고 생판 모르는 minor 파트 문제가 쏟아졌습니다. 오후 3시에 시험장 나와서 출국 비행기가 5시였는데 어떻게 우여곡절 끝에 탑승에 성공하고 (다음날 출근을 못할 뻔 했습니다.) 기내식 2만원짜리 비빔밥을 시켰는데 눈물이 나오더라구요

아.. 진짜 난 돌은거같다,..crazy girl.. 다시 공부하라고 강의 무료로 열어주시고 매번 할 수 있다고 옆에서 버팀목이 되어주신 원장님, 실장님 얼굴 뵐 면목도 없고 제 자신에 대한 실망감+ 분노의 감정이 뒤섞여 그렇게 비행기 안에서 울면서 비빔밥을 삼켰습니다. 컴퓨터도 아는거죠 거져먹는 PASS는 없다고 그렇게 또 Quick result로 fail 결과를 확인했습니다.

 

진짜 세 번째 시험보시는 분들은 시험준비하다가 우울증 온 것 마냥 세상 우울하다는데 직접 겪어보니 와...... 진심... 너무 힘들었습니다. 자존감이 바닥을 쳤습니다. 시험을 보러가는거 자체가 인젠 무섭더라구요 공부안해서 당연히 세 번째 시험이라 할 말이 없지만 정신적인 문제가 신체적 증상으로 나오면 우선이라고 면역력 떨어져 질염에 방광염에 anti를 14일동안 먹고 집에서도 schizo negative Sx마냥 무감동 무정서가 되어버리더라구요 사실 저는 4개월 엔클렉스 + 4개월 아이엘츠 하면 충분히 되겠지 하고 오만했습니다. 그런 자만심과 오만함이 제 실패의 원인이었습니다.

 

 그 와중에 플랭클린 8기 합격이 그래도 세 번째 시험을 준비하는데 있어서 공부의 박차를 가해주는 기폭제가 되었습니다. 아 이번에 엔클렉스 떨어지면 플랭클린도 못하겠구나 싶어서 진짜 ‘악’을 쓰며 공부했습니다. 앞으로 플랭클린 할라면 노트북 필요하겠지 싶어 노트북도 하나 샀습니다. 시험다시 보기까지 45일 참으로 깁니다. ㅠㅠ 강의를 데이, 이브 끝나고 너무 힘든 날이면 맥주 먹으면서 귀에 닳도록 강의 들었네요 중요한 사실은 답에 연연해 하지말고 총체적인 개념을 알아가는게 중요합니다. 그래야 같은 문제 또 나왔을 때 정답을 찾아가지 답만 외워가지고는 모릅니다. 자주 출제되는 문제는 반복되기에 강의만 꾸준히 듣고 복습하고 최신기출문제 경향 따라가고 복습하고, 내 걸로 만들고 암기하고 복습하고 하면 됩니다.

 

시험보러가기 7일전 오사카에 태풍와서 간사이공항이 폐쇄되고 제1공항 이용하는 항공편이 줄줄이 취소되었습니다. 항공편 취소됬다고 문자를 받는데 흐..진짜 눈물을 머금고 13만원에 항공 싸게 구입했다고 좋아했는데 결국 제 2공항  피치항공으로 다시 30만원대 결제하고 세 번째 셤을 보러갑니다.

 

문제 하나 하나 천천히, 온 정성을 다하여 풀었습니다. 원장님 강의내용을 벗어나지 않습니다. 72번부터 SATA 4문제 연속으로 풀고 75문제에서 마무리 되었습니다. 전 원장님 옆에 없었으면 이 기간을 어떻게 버텼나 몰라요 공부는 그날 공부한거 기억하려고 노력하고 써보고 하도 반복되니 저절로 외워지고 약도 Celecoxib? 뭐? 콕시브? 이름짜식, 귀엽네 하면서 눈과 귀에 닳도록 봐주면 익숙해집니다.

 

 독서실에서 질질짜고 했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네요 3교대 병행하면서 준비하시는 분들도 분명 많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한 번, 두 번 fail하면 심적으로 고생을 너무 많이 해서 정말 공부 빡시게 하고 합격하는게 가장 좋을거같아요. 제대로 준비하지 않고 시험만 보는 건 정말 미친 짓입니다. 돈과, 시간과, 에너지, 자존감의 하락. 끔직합니다. 실패는 시험에서 fail하는게 아니라 포기했을 때가 실패입니다. 포기만 하지 않으면 됩니다. 너무 속상해하지 마시고 끝까지 두드려 보는거에요! 이번에 포기하면.. 다들 누리는 합격하고 난 뒤의 행복감을 나만 모르는 거잖아요  아쉽잖아요 늘 마지막까지 하는데까지 해보아요!

힘든 시간 보내고 계신 저와 같이 재수, 삼수 하는 샘들에게 파이팅을 보냅니다.

 

전 이제 다시 직장과 병행을 하며 플랭클린을 하려합니다. 내년에 인증이 있는데 벌써부터 걱정이 앞서네요  아이엘츠 도전안하고 바로 하는 게 좀 아쉽긴하지만 원하던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때 그 고통을 너무 잘 알기에 이 길을 택합니다. 먼저 합격한 병원 동기가 응원해줘서 고맙고 중간중간 원장님의 충고가 너무나도 힘이 되었어요. 정신교육까지 해주신 원장님 덕에 합격하게 된 것 같습니다. 저는 원장님이 잘 되야 앞으로 뉴욕을 준비하는 저 뿐만 아니라 후배 샘들에게도 힘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간호사 공부가 임상에도 분명 많은 도움이 되지만 이 과정이 인생 공부 인거 같기도 합니다. 정말 각박하다 못해 거칠고, 모진 한국의 임상 환경에서 감정노동, 정신노동에 적응하고 다니는데 미국가서 까짓거 영어 한번 해보는거죠!

 

오늘은 진짜 너무 행복해서 제 마음이 반짝반짝 빛이 나는 그런 느낌입니다. 원장님께 밥만 얻어먹고 다니는 밥충이지만 항상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수기만 쓰면 주저리주저리 엄청 길어지네요.. 취업합격수기 저쪽  게시판으로 다시 찾아봤겠습니다.


 

  • 도우미
2018.09.27
셈 축하드립니다. 언제나 깊은 열정과 노력으로 많은 분들께 희망이 되고 기쁨이 되고
멘토가 되어 주시니 뭐라 감사드릴지 모르겠어요. 많이 힘드실때도 남의 아픔을 더 챙겨주시는 셈 정성에 힘이 나고 희망이 생깁니다. 인제는 미국을 향해 날아다니실 그날을 위해 같이 노력하고 건강 잘 챙겨요. 셈 사랑합니다. 하늘 만큼 땅만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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