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일 대만에서 4번만에 합격했어요^^

winner 2013.09.07 조회: 5167

우선 제 얘기부터 해 보자면 저는 어렸을 때부터 미국에 가고 싶었어요. 비슷한 또래 사촌들이 몇 명 있었는데 모두 캐나다.미국으로 이민,유학을 갔어요. 비행기 한번 못 타본 어린 저에겐 미국을 간다는게 얼마나 부럽고 질투나던지.. 그때부터 미국=성공 이라는 생각이 머리에 박혔고 나도 빨리 돈벌어서 미국가야지..하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그렇다고 영어공부를 열심히 했다거나 공부를 열심히 한건 아니였고ㅋㅋ 그런 생각만 가지고 지내다가 나중에 대학 원서 넣을 막바지에 이모한테 전화가 왔어요 간호사하면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영주권 받기 쉽다고. 그래서 원래 정해뒀던 대학 학과를 모두 간호학과로 진로를 바꾸었고 서울에 있는 전문대 간호과에 모두 원서를 넣었죠 결국 추가합격으로 서울 3년제 간호대에 입학했고 입학해서도 미국 간호사를 꿈꾸면서 학업생활을 했었죠^^ 그러고 졸업후 간호사 면허번호가 나오자마자 미국간호사 서류를 진행했고 웨이팅 기간이 길어 초반 몇 달 동안은 타학원 이론 강의 수업을 듣기 시작했어요 그때는 광고많이 하고 큰 학원이 제일 좋은 줄알고.. 그리고 합격할때까지 무제한 수업 받을 수 있는 조건이 큰 어필을 했던 것 같아요(물론 지금은 현장강의가 없어져서 평생회원 개념이 없어졌죠;)

12월 쯤 입사 예정이었으나 서류가 진행되는 과정이 보이지 않자 웨이팅 기간 전에 시험을 보기 힘들겠구나.. 하고 느꼈고 몇 달 공부해보니 국시때 공부했던 내용이랑 똑같네 시험전에 3개월만 빡세게 공부하면 되겠네 하고 공부를 접고 알바하고 유럽여행하면서 시간을 보냈어요. 제 후배가 있으면 웨이팅 길다면 꼭 국시보고 바로 공부해서 시험보라고 권해주고 싶어요. 서류도 학교에 빨리 답변해달라고 부탁하면 진행이 빨리 된다고 하더라구요 임상때 공부하고 경험해본게 시험에 도움이 되는 것도 있지만 오히려 독이 되는 부분도 있었고 아동이나 모성부분은 국시때 외웠던 부분이 많이 겹쳐서.. 국시끝나고 공부하는게 가장 공부하기 적격인 것 같아요ㅋㅋ

아무튼 그렇게 공부한답시고 몇 달 끄적이다가 겨울에 병원에 입사하게 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제일 크고 체계가 잘 잡혀있다하던 병원인데도 불구하고 하루 12시간 근무하는게기본이고 군대같다는 위계질서 때문에 초반에는 일하기 너무 힘들어서 엔클렉스 공부할 겨를이없었어요

그러다가 3년 즈음 시간이 지나고.. 이제 선생님들과 관계도 편해지고 후배들도 들어오고 일이 손에 익으면서 조금 수월해졌지만 일하면 할수록 내가 간호를 한다기보다는 의사랑 환자사이를 중재하는 전달자 역할밖에 안된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외과병동이었기 때문에 수술하면 의사는 연락이 안되기 비일비재했고 회진안온다 wound 안봐준다 면담 안해준다 수술 끝나도 결과 설명이없다 등등 complain 듣기가 지겨웠어요 간호사한테는 그렇게 소리지르다가 막상 의사가 오면 아이고 의사선생님..하면서 굽신거리고.. 의사가 가고나면 이 얘기하는걸 깜박했다면서 다시 불러달라..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다시 call하면 전화로 윽박지르고 끊어버리고.. 의사입장에서는 수술하고 외래보고 회진 준비하고 잠도 못자면서 일하는 의사 상황이 이해가 되고 입원 후 의사얼굴 한 번 못 봤다는 환자,보호자 입장이 이해가고.. 하지만 어느 누구도 중간에 있는 제 입장을 이해해주는 사람은 없었어요. 그런게 너무 서럽고 화가나고... 그래도 월급나오면 또 한달한달 참으면서 일하다가 이제 공부해서 이 지긋지긋한 병원을 떠나자 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이론강의 듣던학원에서 다시 동영상 강의로 바꿔서 신청해서 성인 이론만 겨우 마치고 원장님 족보 강의를 듣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수업을 들으면 들을수록 멘붕이 왔죠 다들 아시죠 처음에 적응하기 엄청 힘든거.. 문제는 간단한거 같은데 답은 모르겠고.. 칠판에 필기하시는거 전혀 못알아보겠고 어떻게 필기해야될지도 모르겠고..ㅋㅋ 그래서 강의하나 듣는데 6시간은 걸리고 ㅋㅋ 그래서 프린트하고 모으는거에만 만족하고 한달한달 지났죠 ㅋㅋ

그러다가 너무 질질끌게 되니 지겹고 힘들어서 시험한번 봐보자 운 좋은면 붙을 수도 있어라는 생각으로 작년 12월 대만에서 첫 번째 시험을 봤어요 마음 비우고 보는거라고 말은 했지만 내심 기대한건 사실이었죠. 시험보는 내내 생각보다 어렵지 않네 문제도 짧고..하면서 나름 답에 대한 근거를 달면서 한문제 한문제 풀어나갔거든요

하지만 결과는 75문제로 탈락

2번째 시험은 5월 오사카, 12월 시험 떨어지고 무작정 재신청한 ATT가 바로 오는 바람에 유효기간 전에는 시험을 봐야돼서 충분히 준비 못 한 상태에서 또 시험을 봤어요

결과는 6시간 동안 200문제 넘게 질질대다가 시간초과로 탈락..

3번째 시험은 7월 오사카. 아예 병원 그만두고 한달 넘게 공부에만 올인했어요

처음에는 아예 떨어졌지만 2번째는 커트라인 간당간당하다가 떨어진거니 이번엔 붙을 수 있겠다 확신을 했죠 전에는 공부도 잘 안하고 본거지만 이번엔 하루 12시간 넘게 공부만 했으니 붙을 수 있겠다하고 생각한거죠 하지만 진짜 원장님 말대로 운이 중요한걸까요 진짜 듣도보도못하던 문제도 너무 많이 나왔고...해석도 너무 어려웠고.. 이건 핑계일지 몰라도 자세도 불편했어요

이건 저만 느낀건지 몰라도 오사카 시험보러 가시는 분은 참고하세요 제가 키가 작아서 그런지. 옛날 컴퓨터 식으로 컴퓨터 모니터 아래에 본체가 붙어있어서 모니터 높이가 일반 컴보다 높아요 의자 높이를 최고로 높혔는데도 눈높이가 높아서 시선을 위로 향한채 시험을 봐야돼서 목이 엄청 아퍼요ㅋㅋ

아무튼 결과는 4시간동안 180문제 가량 풀다가 탈락.. 나름 기대하고 봤던 시험이라 실망도 컸고.. 원장님을 찾아가서 상담을 했어요 원장님이 재수가 없어서 그런거였다고 다시 할 수 있다고 용기를 주셨고 다시 한달 열심히 공부했어요 지난번처럼 하루 12시간 정도씩 공부했어요

네번째 시험은 대만에서 두시간 반/75문제로 합격

대만 시험장은 지하철 역에서 가깝고 직원도 친절하고.. 화장실이랑 간식 먹을 수 있는 곳도 따로 있어서 맘편히 휴식도 취할 수 있고.. 나중에 추워하니까 에어컨도 꺼주고 겉 옷도입고 오라그러더라구요

아,왜 그런지 몰라도 저는 따로 독방 줬어요 private roon for you하면서 뭐라고 설명해줬는데 뭔소린지 못알아 듣고 그냥 땡큐만 연발하면서 들어갔죠 ㅋㅋ 내가 시험많이 떨어진거 기록으로 남아있나? 아니면 바지를 짧은거 입어서 독방 준건가? 엔클렉스 종류 시험보는 사람이 나밖에 없어서 그런가? 아직 의문은 풀리지 않았어요 그래도 독방이라 다른학생들이 시험보는 데랑 문이 하나 더 있어서 소리내서 중얼거리면서 해석하고 집중해서 시험볼수있었어요

 #답표시 지우고 프린트 해서 문제 먼저 풀어보고 강의 듣고 왜 틀린건지 다시 생각해보고 복습하고.. 나중에 강의 지워지기전에 2배속으로 다시 강의 듣고 강의 들으면서 복습하고 이해하는 내용은 이해하고 넘어가고 외워야되는 내용은 따로 정리했어요 약은 자료실에 있는 약정리 내용토대로 공부하면서 나오는거 추가해서 덧붙이고 정리해서 틈틈이 외우고.. 3번째 시험볼 때 해석이 힘든 지문도 있어서 카플란 문제집도 사서 2번씩 풀어봤어요 마지막엔 프린트 풀면서 틀렸던거 다시 한번 확인하고.. 시험 전에 적중 문제 보내주신거에서도 2~3문제 보기까지 똑같은거 나왔어요 이번 시험엔 진짜 족보랑 같은 문제도 많이 있었어요

족보 중심으로 공부하시면 되요 카플란은 지난번 보다는 더 공부해야될 것 같은 압박감에 위안하려고 풀어본거고.. 거기 나오는 문제 답지 보고 이해하는 것도 피곤해요ㅋㅋ 원장님 따라 족보 위주로 매일매일 공부하시면 저처럼 오래 안걸리고 한번에 붙으실수 있을거예요

그리고 저처럼 많이 떨어지신분들도 한번만 더 용기내서 재도전하세요 절대 실력이 없어서 떨어진게 아니라 그 날 운이 없고 재수가 없어서 떨어진거예요 그동안 공부하느라 노력하고 맘쓰고 돈쓰고 시간들인게 아깝잖아요!! 우리 모두 힘내서 미국에서 만나요!!

그리고 원장님 정말 감사드리고 존경합니다 저는 앉아서 수업 듣는것도 힘든데 매일매일 아침마다 열강해주시는거 강의 들을 때마다 매번 감탄합니다!! 이제 아이엘츠하고 미국으로 건너가렵니다 한번더 도와주세요^^

  • jgmin
2013.09.08
너무너무 축하합니다. 사정이 있어 아직 재시험을 못치고 있는데
나와 비슷한 처지인것 같아 감동이 더 밀려옵니다
냉정하게 이번에 치고 떨어지면 포기해라는 남편의 말을 듣고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 고지가 저 앞이라는 생각에 포기는 절대로 안될것 같네요. 많은분들에게 용기를 주심에 감사드려요
  • 햄버거
2013.09.08
샘 닉넴처럼 정말 진정한 위너가 아니신가 생각됩니다. 하루에 12시간씩 공부하셨다는 구절과 공부하신것을 구체적으로 써주셔서 저에게 많이 와닿습니다. 항상 자료실에 적극적으로 질문하시는 게시글보고열성이 대단하시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패일경험이있지만 선생님처럼 최후의 승자가 되고싶어요^^
  • 도우미
2013.09.09
ㅎㅎ 결국 셈의 승리입니다. 힘든 상황에도 긍정적이로 활발하던 셈의 모습에 좋은 일만 그득그득할거 같습니다. 인제 뒷풀이 속 시원히 합시다. 영어 하면서 속 터질때마다 자주 만나서 웃어봅시다. 하늘 땅만침 감사합니다.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00자 이내로 써주세요.


봄비 13.09.19 조회: 4730 코멘트: 2
교남얼짱지혜 13.09.12 조회: 4273 코멘트: 2
winner 13.09.07 조회: 5168 코멘트: 3
성실 13.08.27 조회: 4331 코멘트: 3
유리구슬 13.08.27 조회: 4076 코멘트: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