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RN Kim이라고 불러주세요 (1)
Phebee 2008.03.05 조회: 6702 |
2월 28일에 캘리포니아에서 합격했습니다.
너무나 떨리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행복하고 기쁩니다. 이번에는 꼭 합격해야했기에, 시험 전-중-후로 우황 청심환을 4개나 먹으면서 시험에 임하면서 이번엔 반드시 합격하리라 믿었습니다. (청심환은 역시 솔표 – 끝내줘요).
다른 분의 합격수기를 읽고 많은 위안을 받았습니다. 저는 저만 간호학의 문외한인 줄 알았더니 저같은 분들이 또 계셨네요. 저는 문과계열의 전공자이고, 28세에 결혼하여 미국에서 산지 15년 가량 되었습니다. 간호사로 일하면, 영어를 못해도 몸으로 때우면 된다는 무지한 생각에서 간호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어려울 수 가 있을까요? 영어를 못해 강의도 못 알아듣고, 실습때는 환자들이 complaint, 같은 조의 학생들도 슬슬 저를 왕따시키고, 선생님조차도 “너는 간호학이 적성에 안 맞는 것 같으니, 전공을 바꿔라”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처음 실습때 환자 bed bath시키고 나온 그 물 대야를 들고 나오다가, 선생님과 부딫쳐서 선생님 바지를 홀랑 적신 일도 있었구요, C N A로 일하면서, 환자를 떨어뜨려서 (여러번) Incident report쓰면서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가?하는 생각에 인생이 암울했습니다. 필리피노 근무자들은 나만 보면 김치 취급. 도중에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더욱 거세게 밀어붙이는 남편이 너무 얄밉고 원망스러웠습니다. 수 많은 우여곡절과 서러움 속에 겨우 졸업을 하였습니다. 저는 여러분들이 너무 부럽습니다. 말 통하는 한국에서 간호공부를 하셨으니, 저같은 설움은 안 받으셨으라 생각합니다. 미국이란 나라는 팔다리 부러진 장애인들은 특별대우해주지만, 영어 못하는 사람들은 그야말로 handicap 취급받습니다. 덕분에 지금은 미국사람들이 하는 말 많이 알아듣고 병원에서 일하는 데 문제없을 정도의 영어는 구사합니다. 그간 강동학원 사이버 강의를 통해서 한국어로 들은 간호학 – 정말 훌륭합니다. 이제서야, nursing concept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고, 더구나 합격하게 되어 기쁩니다. 이 지겨운(?) 공부때문에 저는 애기도 결혼한지 12년만에 낳았답니다. 그러나 NCLEX에 pass하지 못하여 그 기쁨도 크게 누리지 못하고 오히려 산후 우울증으로 시달려야만 했습니다. 두 돌이 지났건만 아직도 돌사진을 못 찍어줬어요. 우선 사진관에 가야겠어요. 아니, 파마를 먼저해야하나? 아- 입고 나갈 옷이 없네-----? ㅎㅎㅎ 이제는 우리 아기 꼬옥 안아주며 마음껏 사랑해 줄 수 있어 행복합니다.